봄날의 나른함, 춘곤증(春困症).

따뜻한 봄이 되면 식욕이 없고 나른해지고 힘이 없어지며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왜일까요? 

특히 공부해야 되는 학생들은 점심을 먹고 난 후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치켜뜨느라 갖은 노력을 하는데도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 춘곤증이 왜 생기는 걸까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난 왜 이 모양일까?’하고 자책하시지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증상은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문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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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춘곤증이 생기는지 알기 쉽게 풀어봅시다. 

겨울동안 움츠렸던 내 몸의 생기(생기)는 따뜻한 봄기운을 만나면 풀어지고 이완되기 시작합니다. 기운이 왕성하여 이완되는 것을 충분히 수습할 수 있는 사람은 춘곤증을 쉽게 이겨내어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나, 기운이 약한 사람은 따뜻한 기운에 내 몸이 생기도 축축 늘어져 버립니다. 

이 현상은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에 가면 졸음이 오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때 다시 차가운 곳으로 가면 기운은 다시 수축되니 잠이 달아나 버립니다. 그래서 춘곤증의 증상도 따뜻한 햇볕이 있는 낮 동안에 주로 생기며, 기운이 차가워지고 수축되는 밤이 되면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분들에게 물기둥의 높이를 가지고 쉽게 설명을 시도하곤 하는데, 겉이 딱딱한 물건에 물을 부으면 물기둥의 높이가 높은 곳까지 도달할 수 있지만, 겉이 허물허물한 비닐봉투 같은 곳에  물을 부으면 옆으로 퍼져버려 물기둥의 높이가 높은 곳까지 도달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춘곤증으로 몸이 늘어지는 사람들은 혈관도 늘어져버려 혈액기둥이 높은 곳까지 올라가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상부쪽으로 가는 혈류의 공급량이 떨어지게 되어 머리가 멍해지고 눈이 침침해지며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위장의 근육도 늘어지게 되니 소화도 덜 되고 식욕도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기혈이 아래쪽 낮은 곳에 머무르게 되니 몸은 자꾸 땅바닥쪽으로 가라지고 드러눕고 싶어지며 의욕이 없어지고 기분이 우울해지기가 쉽습니다. 이것을 일러 봄을 탄다고 합니다. 

그럼 춘곤증의 치료법이 뭔지 대강 알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대부분 춘곤증의 치료법은 기운을 살짝 응축시켜주는 방법으로 새콤한 맛 또는 쓴 맛을 가진 약물이나 삽(澁)한 맛(떫은 맛을 뜻하며, 중화의 작용, 해독의 작용을 한다)을 가진 약을 씁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황기 산수유 백작약 오미자 복분자 등이 있습니다. 비타민 제재도 기운을 수축시켜 주니 춘곤증이 있다면 한번 복용을 시도해 보시는 것도 좋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쓴 맛을 가진 봄나물들도 춘곤증을 이겨내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같은 원리로 침과 뜸에서도 기운을 수축 수렴시키는 효능이 있는 혈자리들을 선택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춘곤증의 증상이 너무 지나쳐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한의사의 상담을 받아 전문적인 치료와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춘곤증을 이겨 낼 수 있는 방법을 일러 드렸으니 가슴을 활짝 펴고 기분 좋게 따뜻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김학동 한의학박사/김학동한의원장/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