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혈 ‘바이오 센서’로 질병 진단

국내 연구진이 피를 뽑거나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이오 센서를 통해 혈액 속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최헌진 연세대 교수팀이 혈액 속에 존재하는 ‘질병마커(질병 원인 물질)’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3월 12일에 논문명 ‘Real-Time Detection of Markers in Blood’으로 게재됐다.  

 

▲ 개발된 3차원 침습형 센서의 혈액 내 질병 원인 물질 감지. 체외에 사용되는 기존 바이오센서와 개발된 3차원 피부 침습형 센서를 비교한 그림이다. 개발된 센서는 체외에서 진피에 있는 혈관까지 들어갈 수 있어, 혈액 내 존재하는 질병 원인 물질을 감지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그간 질병 진단을 위해 바이오센서를 피부에 부착해 땀이나 눈물, 소변을 분석하는 방법이 활용된다. 그러나 대부분 질병 원인 물질은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혈액 속에 머무르므로 이 방법으로 감지하기 어렵다. 혈액을 채취해 분석하는 방법도 있지만, 복잡한 시료 전처리와 값비싼 대형 장치로 인해 실시간·조기 진단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혈액 채취 및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지 않고 피부 속으로 침습해 혈액 내 질병 원인 물질을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살아있는 동물의 순환되는 혈액에서 극히 낮은 농도의 콜레라 독소, 중금속 이온 등을 감지해 냈다.

이 센서를 피부에 붙이면 미세 전극이 모세혈관이 있는 진피층까지 도달한다. 센서 내 다양한 항체들이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나 중금속 이온을 효율적으로 선별한다. 센서의 생체 적합성도 검증됐다.

최헌진 교수는 “기존 바이오센서로 적용하기 어려웠던 ‘혈액 직접 감지’에 응용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라며, “우리 몸에서 암, 알츠하이머, 콜레라, 중금속 중독 등 다양한 질병을 환자 스스로 실시간 진단하는 센서로 발전되길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2차원 필름 형태의 바이오센서로 형성된 기존 시장에 새로운 형태의 3차원 바이오센서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혈액 모니터링 기술을 제안해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혈액 채취나 복잡한 전처리, 값비싼 대형 장비 없이 즉석에서 간단히 피부 침습을 통해 다양한 질병 원인을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질병 및 보건 분야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내용에서 제시된 세 가지 기술은 각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는 핵심 원천 기술들로 각각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응용 기술의 개발로 학문적, 기술적 파급효과 또한 만만치 않다. 

신소재공학, 전기전자공학, 생명공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융합 기술로서 타 기술로의 적용 가능성과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융합 연구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좋은 예다.


iT뉴스 /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