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을 이용해 에너지 밀도를 40% 향상하는 배터리 기술이 포항공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연구팀은 배터리 기술 혁신을 통해 '1회 충전으로 10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 결과(논문명: Formulating Electron Beam-Induced Covalent Linkages for Stable and High-Energy-Density Silicon Microparticle Anode)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월 17일 실렸다.
일반에 판매되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는 길어도 500km 내외에 불과하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500km 정도면 충분할 것 같지만, 장거리 주행이나 재난 시 전력 공급원으로서의 용도를 고려하면 주행거리가 긴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의 항속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이 필요하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유망한 방법으로 음극 재료로 리튬이온을 많이 보유할 수 있는 실리콘(실리콘)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실리콘은 충전 시 부피가 3배 이상 팽창하는 문제가 있다. 실리콘의 팽창 문제는 나노미터급 미세 실리콘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나노미터급 실리콘 제조에는 복잡한 제조 공정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 현실적이지 않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미터급 실리콘을 겔 전해질에 봉입하고 전자빔을 조사해 실리콘 겔과 겔 전해질이 공유결합한 '실리콘 겔 전해질'을 만들었다. 이 실리콘 겔 전해질을 이용해 기존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40% 향상되고 실리콘 특유의 팽창도 억제된 배터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배터리 제조 기술에는 나노미터급 실리콘에 비해 제조가 쉬운 마이크로미터급 실리콘이 사용되어 단기간에 기존 제조 공정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안정성을 크게 증진시켰다”며, "이번 연구 성과로 우리는 고에너지 밀도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연구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민두기 기자 ebiz@